한국 아파트 관리시스템 학습
우리관리 본사 및 아파트 2곳 방문
[아파트관리신문=양현재 기자] 일본의 공동주택관리 관계자들이 한국을 방문해 우리나라의 관리 현장과 장기수선계획 등 한국식 공동주택 관리 시스템을 둘러봤다.
![노병용 우리관리 회장이 12일 우리관리 본사를 찾은 일본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국의 공동주택관리업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아파트관리신문]](https://cdn.prod.website-files.com/6638812ab89812d9f5491581/684b91123e7b255fe0a9eaee_108854_41633_2723.jpeg)
“주택관리, 장기수선 관련
양국 장단점 비교, 교류 취지”
마스나가 구니로 NPO법인 긴키맨션관리자협회장 등 협회원, 오리타 야스히로 전 일본맨션학회장, 일본 오사카 맨션관리조합(입주자대표회의), 일본 장기수선공사업체 관계자 등 20여명이 12일, 13일 양일간 한국의 공동주택관리 1위 업체인 우리관리 본사 및 의무관리대상 아파트와 비의무관리대상 아파트를 방문했다.
12일 우리관리 본사에서는 노병용 우리관리 회장, 김영복 우리관리 대표이사, 김정인 주생활연구소 부소장이 참여했고 특별히 하원선 대한주택관리사협회장, 김재성 세홍기술연구소 대표이사, 한국 장기수선공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일본 관계자들은 이 자리에서 한국 공동주택관리업의 전반적인 설명을 듣고 일본과 다른 한국의 관리 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시간을 가졌다.
마스나가 구니로 NPO법인 긴키맨션관리자협회장은 “주택관리 분야에서는 한국이 일본을 앞서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반면 맨션의 장기수선공사 관련 제도는 일본에서 잘 운영되고 있기에 이번 기회에 양국의 장단점을 비교하고 교류를 넓히고자 한국을 방문하게 됐다”고 방문 취지를 밝혔다.
이에 대해 노병용 우리관리 회장은 “한국과 일본의 관리제도는 다른 점이 많은데 예를 들면 소유자뿐만 아니라 점유자가 관리에 참여하는 점, 공동주택관리법과 고시 등을 통한 국가와 행정기관의 관여가 많은 점, 일본은 공공요금을 각 세대가 직접 납부하는데 반해 한국은 관리사무소가 각 세대의 공공요금을 대납하고 이를 관리비를 통해 일괄적으로 통합징수하고 있는 점 등”이라며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검침 인력과 경리가 상주하고 전산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본사와 사업장 간 인사·회계·기술·외주 등 관리를 아우르는 관리업무 종합 플랫폼인 우리지니, 회사의 인적자원·금융자원·시간자원 등을 한꺼번에 다루는 ERP시스템을 개발·공급하는 엔마스터 등을 소개했다.
양국 장기수선 차이 분석하며
제도적 개선 필요성 공감도
김정인 주생활연구소 부소장은 한국 공동주택의 장기수선공사 현황을 설명하며 일본 관계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주생활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진행된 장기수선 공사의 규모는 연간 2조547억원에 달했다. 총 공사 금액을 기준으로는 승강기 보수 공사(32%, 6550억원)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재도장 공사(18%, 3682억원), 방수 공사(8%, 1658억원)가 그 뒤를 이었다. 반면 1회당 평균 공사비는 재도장 공사(1억9100만원), 지하주차장 보수 공사(8500만원), 포장 공사(7600만원) 순으로 높았다. 1989년부터 추진된 1기 신도시와 2003년부터 추진된 2기 신도시들이 노후화되기 시작하면서 이러한 장기수선공사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으며 장기수선충당금 적립총액도 매년 6000억씩 증가하고 있었다.
노 회장은 “한국의 장기수선공사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체계적인 관리와 지원 시스템이 없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한국의 경우 일본과 마찬가지로 입주자대표회의가 업체에 공사를 직접 발주하지만 일본은 맨션의 규모나 비용, 입주민들의 취향에 따라 관리회사나 일반 건설회사, 전문공사업체를 선택해 장기수선공사를 진행하는 반면 한국은 관리회사나 일반 건설회사가 장기수선공사에 참여하지 않고 영세한 장기수선업체가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일본 관계자는 “일본의 시스템은 규제보다는 장기수선공사의 본래 목적을 살리기 위한 실용적 측면에 더 집중하고 있다”며 “따라서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신속하게 장기수선공사를 진행할 수 있으며 이를 주도하는 관리회사나 업체의 전문성도 높다”고 답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국의 장기수선공사업체 관계자도 문제의식에 공감하며 “한국의 장기수선공사는 진행 과정에 있어 합리적이지 못한 점이 있는데 이런 부분은 결국 입주민의 피해로 이어지기 때문에 제도적 개선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후에는 한국의 장기수선공사에 사용되는 여러 전문 공법에 대한 소개도 이뤄졌다. 김재성 세홍기술연구소 대표는 한국의 도장방수 공법 변천사를 소개하면서 “논문 등을 준비하며 영국, 미국, 일본의 아파트 도장방수공사에 대해 관심 있게 둘러본 바 있다”며 “특히 일본은 문화적, 제도적 부분에서 한국과 유사점이 많은 만큼 지속적 교류를 통해 상호 발전해 나갔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날 일본 관계자들은 한국의 주택관리사제도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하원선 대한주택관리사협회 회장은 “주택관리사제도의 발전에 대해 고민하면서 2022년 일본 오사카의 맨션관리조합을 방문해 한국과 일본의 관리제도를 비교해보며 많은 공부를 한 적이 있다”며 “이번 방문은 양국의 각 전문가들이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뜻깊은 자리인 만큼 허심탄회한 논의의 장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의 주택관리사제도와 대한주택관리사협회에 대해 소개한 뒤 “대주관은 주택관리사는 물론 정부, 위탁관리업체, 시공업체 등 다양한 공동주택 관계자들의 목소리의 귀를 기울이면서 공동주택관리제도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설명을 들은 일본 관계자는 “살펴본바 한국의 주택관리사는 현장에 상주하며 공동주택에서 발생하는 주요 업무의 중심에 있을 뿐 아니라 법적 지위도 보장돼 있다”며 “이런 한국 주택관리사의 위상은 제도적 뒷받침이 부족한 일본 맨션관리사 입장에서 보면 매우 부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12일 산본래미안하이어스아파트를 찾은 일본 관계자들이 아파트 조경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아파트관리신문]](https://cdn.prod.website-files.com/6638812ab89812d9f5491581/684b91133e7b255fe0a9eb0d_108854_41634_2737.jpeg)
관리현장 견학에 구석구석 ‘분석’
학교 품은 대단지 규모에 놀라
이후 일본 관계자들은 의무관리대상아파트인 경기 군포시 산본래미안하이어스아파트(2644세대, 신수철 관리소장)를 찾아 해당 아파트에 대한 설명을 듣고 아파트 피트니스 센터, 골프연습장, 전기실 등 다양한 시설을 둘러보고 조경을 감상하는 등 단지 구석구석을 살펴봤다.
황우연 산본래미안하이어스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건설사에서 지은 아파트에 국내 공동주택관리업계 1위 업체인 우리관리에게 위탁관리를 맡기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다”며 단지 곳곳을 소개했다.
특히 이들은 해당 단지가 장기수선계획에 따라 진행한 지상 CCTV 증설공사, 지하주차장 LED등 교체공사에 대해 자세히 물으며 한국의 장기수선계획과 이에 따른 공사과정, 장기수선공사비에 대한 지자체 지원사업 등에 관심을 보였다. 아울러 의무관리대상 아파트의 경우 장기수선계획을 따르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받는 점, 장기수선계획 작성·조정·수시조정 등 과정에서 건건이 입주자의 동의를 받아 추진하는 점, 아파트의 규모가 커 단지 내에 초등학교·중학교가 있다는 점 등에 놀라움을 드러냈다.
![13일 월계우남아파트를 방문한 일본 관계자들이 아파트 기계실을 둘러보고 있다. [아파트관리신문]](https://cdn.prod.website-files.com/6638812ab89812d9f5491581/684b91123e7b255fe0a9eaea_108854_41635_284.jpeg)
이들은 다음날인 13일에는 비의무관리대상아파트인 서울 노원구 월계우남아파트(138세대, 최은주 관리소장)를 찾아 비의무관리대상아파트의 관리 현황과 단지소개를 듣고 즉석에서 승강기·변압기·외벽 등 아파트 공용부 주요시설 관리에 관한 법제도 및 관련 유지보수 공사 시행 과정 등을 질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일본 관계자들은 비의무관리단지의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K-apt) 이용현황, 장기수선계획 규정, 승강기 유지보수 기간, 외벽도장 공사 업체선정 과정 등에 대해 꼼꼼히 질문하며 한국의 공동주택 관리 시스템을 알아가려는 모습을 보였다.
최은주 월계우남아파트 관리소장은 “우리 단지는 장기수선계획을 50년 단위로 수립하며 연도별로 필요한 공사 비용을 산정하고 주민들의 동의를 받아 진행하며 승강기 교체 등 대규모 공사는 입주민들이 매월 관리비로 적립한 장충금으로 진행되고 한국에서는 법적으로 정해진 기준에 따라 체계적으로 관리비와 충당금이 운영된다”며 “특히 우리 단지는 법적 의무가 없음에도 우리관리 내규에 따라 의무관리대상단지에 준하는 투명한 사업자 선정 업무를 진행해 관리의 전문성을 높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에 오리타 야스히로 전 일본맨션학회장은 “일본에서는 장기수선계획에 대한 법적 기준이 한국보다 유연한 편”이라며 “단지별로 맨션관리사나 관리업체의 판단에 따라 수선 계획이 수립되며 장충금의 적립 및 사용도 단지의 규모와 상황에 따라 다르다”고 설명하며 양국의 관리 제도를 분석했다.
이후 방문객들은 아파트 기계실, 전기실, 저수조 등 해당 단지의 곳곳을 둘러봤다.
한편 우리관리는 2005년부터 정기적으로 우수관리소장 및 본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일본 맨션관리 현장 견학 연수를 실시해오고 있는데 이번에는 일본 공동주택 관련 단체 구성원들이 우리관리를 공식 방문했다. 우리관리는 다양한 일본의 맨션관리 관계자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하며 양국의 관리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NPO법인 긴키맨션관리자협회는...
오사카 기반의 맨션관리사 조직으로 맨션관리조합의 자립화를 지원하기 위해 2004년 2월 설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