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리타 야스히로 전 일본 맨션학회장

오리타 야스히로 전 일본 맨션학회장
오리타 야스히로 전 일본 맨션학회장이 우리관리를 찾았다.

[아파트관리신문=양현재 기자] 오리타 야스히로 전 일본 맨션학회장, 마스나가 구니로 NPO법인 긴키맨션관리자협회장 등 협회원, 일본 오사카 맨션관리조합(입주자대표회의), 일본 장기수선공사업체 관계자 등 20여명이 12일, 13일 양일간 우리관리 본사와 의무관리대상 및 비의무관리대상 아파트를 방문했다. 오리타 전 학회장(변호사)은 1985년부터 일본 교토에서 케야키 법률사무소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일본맨션학회의 발기인이자 전 학회장으로 오랫동안 일본의 맨션관리 관련 법률 및 문제 개선에 앞장선 선구자로 일본의 구분소유법 개정에도 관여하고 있다.

▶최근 일본 아파트 관리의 주요 과제는.

일본의 맨션은 2023년 말 기준 704만3000세대로 그중 건축한 지 40년 이상된 맨션이 136만9000세대를 차지해 약 20%를 차지하는 노후 맨션에 대한 고민이 있다. 또한 노후 맨션 중 세대주가 70세 이상인 세대의 비율이 약 56%로 추정돼 맨션 관리주체인 관리조합의 운영 능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관리조합의 적정 관리에 대한 촉진이 큰 과제가 되면서 지자체에 의한 관리 적정 평가, 관리가 적정하지 않은 맨션에 대한 지원과 같은 제도가 시작되고 있다. 한편 관리조합을 지원하는 맨션관리사의 역할이 이제서야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방문 목적은.

이번 방문은 한국의 관리회사 운영 방식, 주택관리사 실태, 대규모 장기수선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등을 살펴보기 위한 것이다. NPO법인 긴키맨션관리자협회가 우리관리의 협조를 받아 한국 아파트 관리현장 등을 견학한다기에 좋은 기회인 것 같아 참가했다. 노병용 우리관리 회장이 한국주택관리협회장으로 재임하던 시기의 방문 이후 오랜만의 방한이라 우리관리의 성장세가 궁금하기도 했다.

▶우리관리 본사를 살펴본 소감은.

오랜만에 우리관리 본사를 찾았는데 기대했던 대로 규모 면에나, 내실 면에서나 크게 성장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 2024년 일본 기준 가장 많은 세대를 위탁관리 하는 업체인 일본하우징이 49만9000세대를 관리하고 있는 것에 비해 우리관리는 위탁관리 중인 아파트가 2024년 기준 1414개 단지, 101만호를 돌파했으며 본사에만 약 25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는 점에서 놀랐다.

우리관리가 주택관리사 교육과 처우 개선에 힘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관리사무소장 공채 제도를 업계 최초로 도입한 점, 입사를 원하는 모든 관리소장을 회장이 직접 면접본다는 사실도 흥미로웠다. 또한 우리관리 입사 후에도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교육을 진행하고 관리비 절감, 서비스 개선 우수 등 매년 전 직원이 참여하는 다양한 대회를 개최하는 등의 노력도 인상적이었다.

이에 더해 한국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K-apt)을 통해 공동주택 관리비 투명성 제고 및 건전한 관리문화 정착을 도모하기 위해 300세대 이상 공동주택은 관리비 등 유지관리 이력, 입찰정보, 외부회계감사 결과 같은 다양하고 상세한 정보가 공개돼 있어 입주민 누구나 이를 확인 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의무관리대상 아파트와 비의무관리대상 아파트를 둘러본 소감은.

첫날 방문한 경기 군포시 산본래미안하이어스아파트는 준공 15년 차인 29개동 2644세대의 대규모 단지로 관리사무소에 근무하는 직원 20명을 포함해 87명에 달하는 관리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었다. 해당 단지에서 입주자대표회장으로부터 아파트 관리 운영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들었고 유능한 관리소장의 안내로 단지 곳곳을 살펴봤는데 대규모 단지임에도 보이지 않는 곳까지 무척 잘 관리돼 있어 놀라웠다.

둘째 날에는 일본 맨션 규모에 가까운 비의무관리대상 아파트인 서울 노원구 월계우남아파트를 방문했다. 이 아파트는 일본의 구분소유법과 유사한 집합건물법, 주택법의 적용을 받는 아파트임에도 우리관리 본사 내규에 따라 공동주택관리법을 준수하는 체계로 관리되고 있어 비의무관리단지라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이 아파트 관리소장은 경력 2년 차의 여성 주택관리사임에도 체계적인 관리와 리더십으로 아파트를 잘 운영하고 있어 인상적이었다.

▶일본의 소규모 맨션과 한국의 비의무관리단지 관리의 차이점은.

일본 맨션관리와 한국 비의무관리단지 관리는 문화적·제도적인 차이가 있기에 단순 비교를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 다만 일본 맨션관리는 관리회사에서 여러 단지의 업무를 겸임하는 담당자가 배정되기는 하나 관리소장이 상주하고 있는 곳이 없다. 담당자가 우수한 경우 관리조합 임원과 일체가 돼 관리체계가 잘 돼 있는 곳은 있지만 일반적이지 않다.

한국의 경우 충분히 교육된 주택관리사가 각 아파트에 관리소장으로 파견돼 현장에 상주하면서 입대의와 함께 단지를 관리할 수 있도록 돼 있는 것이 큰 차이점이자 부러운 점 중 하나다.

또 하나는 관리회사가 대규모 장기수선공사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은 입대의가 도급공사를 하는 경우 공사업체 선정을 입찰방식으로 진행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기 때문에 담합이 어려운 구조다. 하지만 최근 일본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리회사, 건설회사, 설계사무소가 관련된 담합사건을 적발 중에 있어 앞으로 큰 문제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