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병용 우리관리 회장이 경기 안양시 우리관리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정훈 기자

■노병용 우리관리 회장

전국 1434개 사업장·104만 가구 관리

“M&A 통한 관리업체 대형화 긍정적”

‘엔마스터’로 아파트 관리업무 디지털화

‘토털 주거 서비스 프로바이더’ 목표

국내 공동주택 관리시장에 사모펀드(PEF)발 인수합병(M&A)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여러 관리업체를 한데 묶어 몸집을 키우는 ‘롤업(Roll-up)’ 전략이 본격화하면서 20년 넘게 업계 1위를 지켜온 우리관리도 수성 전략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노병용 우리관리 회장은 2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PEF의 관리업체 M&A에 대해 “자금과 네트워크를 갖춘 사업자가 들어와 세대 내 서비스나 장기수선공사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면 우리에게도 도움이 된다”며 “관리산업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1위라는 규모 자체에 연연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디지털 플랫폼 고도화와 주거서비스 확장을 통해 관리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제네시스프라이빗에쿼티(PE)는 AJ대원과 자이S&D 주택관리사업부, 푸른종합주택관리, 광인토탈관리 등을 잇달아 인수하며 주택관리시장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우리관리에도 인수 제안이 들어왔지만 거절했다. 노 회장은 “여러 회사를 합친다고 곧바로 체계적인 기업 역량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각각의 회사가 가진 리스크가 함께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관리가 최근 집중하는 분야는 관리 업무의 디지털 전환이다. 핵심 축은 2024년 NHN두레이와 함께 출범시킨 공동주택 전사적자원관리(ERP) 전문 자회사 엔마스터다. 출범 당시 일부 사업장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한 데 이어 올해는 사업장 전환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노 회장은 엔마스터를 단순한 회계·관리비 프로그램 이상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관리가 관리하는 1434개 사업장, 104만여 가구에서 발생하는 관리비와 에너지 사용, 시설 운영 등의 데이터를 하나로 연결하면 관리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입주민과의 새로운 서비스 접점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관리비 데이터는 고객과 만나는 접점”이라며 “각각의 사업장에 흩어진 데이터를 하나로 묶으면 개별 단지에서는 얻을 수 없는 통계와 관리 노하우를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관리비 부과를 넘어 전자투표와 커뮤니티시설 예약, 주차관리, 게시판 등 입주민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기능을 연결하고 향후 세대 내부의 각종 생활서비스까지 확장하는 게 목표다.

노병용 우리관리 회장이 경기 안양시 우리관리 본사에서 진행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업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김정훈 기자

우리관리는 인공지능(AI) 활용도 확대하고 있다. 관리소장과 현장 직원의 업무를 지원하는 ‘우리지니(Genie)’에 AI를 접목해 반복적인 문의에 대응하고 있으며 7월에는 우리Genie를 비롯한 사내 시스템을 하나로 연결한 통합 업무 포털 ‘더블유 포탈(W Portal)’도 공개했다. 노 회장은 “현재 관리회사는 사실상 인력파견회사처럼 인식돼 차별화와 전문성을 인정받기 어렵다”며 “결국 입주민들이 ‘우리관리가 맡으니 아파트가 좋아졌다’고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장기수선과 노후 아파트 밸류업, 고령자 생활지원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그는 “관리사무소는 입주민과 가장 가까이 있는 생활 인프라”라며 “궁극적으로 주거 전반을 믿고 맡길 수 있는 ‘토털 서비스 프로바이더’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